한때 노현정 아나운서를 모델 캐스팅하기 위해 핸드폰에 저장해두었던 전화번호를 지웠다. 게으름으로 갈음하여도 여태 가지고 있었던 것 자체가 노총각의 가난한 로망 쯤으로 덮어 버릴 수 없는 것이 술에 취하면 가끔 택시 뒷좌석에서 비틀거리는 나를 집까지 데려다 주는 동료들에게 '노현정한테 전화 함 해볼래' 했던 자랑 짓거리가 객기 이상의 무지였음을 없었던 일로 할 수는 없다. 결혼발표를 하고 나서 된장녀까지 논란된 사건을 지켜보다가 다음날 아침 뉴스에 나온 노현정 아나운서를 보고나서야 아침뉴스도 진행했었구나 알게 되었다. 물끄러미 보고 있자니, 어느 뉴스 기사처럼 거대 기업에게 노현정 아나운서를 이렇게 우연히 아침뉴스에서 보는 가난한 로망마저 빼앗긴 것 같다는 쓸쓸한 생각마저 들게 되었다. 너무 물끄러미 본 탓일까? 사실, 노현정 아나운서가 결혼한다는 일반적인 사생활에 어떤 정치성이란 있지 않은데도 말이다.
이래저래 된장녀 사건까지 싸잡아서 모든 마초 남성들의 선망의 대상이 어느날 덜컥 재벌가에 시집을 가고 브라운관에서도 떠난다니 KBS 의 발바른 후속 조치 만큼이나 포탈들의 자동 검색어 삭제, 댓글 삭제 등의 거부감 넘치는 조치에 근성 넘치는 그들이 가만이 있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대충 요약해보면, 거대자본의 횡포란다. 그렇다, 거대자본이 할 짓이 없어서 개인 사생활에 정치성을 부여하고 자본을 투입하여 성스러운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는 중이다. 평등하고 자유로운 민주주의를 거대자본이 훼손하는 경우에 대해서 대중들의 성찰은 근본적으로 자신들이 우르르 몰리는 것에 훼방을 놓느냐, 방임하는가에 기준을 둔다. 광복절을 기념하기 위한 폭주족의 대행사를 민주주의의 한 발현으로 방임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와 인터넷의 대중들은 꼭 빼닮았다.
현대의 정보는 그것이 혹여 뉴스기사라고 해도 비교할 수 있는 근거가 나오기 전까지는 원소스에 대해서 조차 비평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금물이 될 정도로 사실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넘쳐난다. 우리는 어떤 것이 사실인지 판단할 수 없는 모방과 모방의 모방이 이루는 세상에 살고 있다. 모방의 원소스를 찾아 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누가 행위하였는 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초고속이다. 우리가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고작해야 여러사람들이 그렇다고 하는 것에 따르는 것이다. 이것이 대게의 대중들이 대중을 쫒으며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로 판단하는 안락한 방식이다. 포퓰리즘? 이제는 대중 파쇼의 시대다. 넘치는 정보의 파편들을 민주주의의 형식안에 밀어 넣고 안락한 방식으로 랭크를 매기는 속성에 지나치게 젖어 있다. 여기에 약간의 비장미, 마초 남성들의 노현정 바라보기 같은 것, 를 가미하면 마치 무슬림의 순교자가 된 양 거대자본에 맞서는 투사가 된다.
현대 사회를 상업주의의 화신으로서 거대자본이 구조적으로 만들어 놓은 것은, 누구든 적어도 자기가 준 것과 동등하다고 생각되는 반대급부가 없다면 남을 위하여 어떤 일을 하거나 어떤 것을 주려고 하지 않는 마치 합리적인 계약 방식으로 공동체를 엮어 놓았다는데 문제가 있다. 등가의 원칙이 전제가 되는 사회에서 개인은 본질적으로 항상 분리되어 있다고 여겨진다. 이러한 이익집단적 게젤사프트 사회에서 게마인샤프트적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비장미 넘치는 사명감으로 투쟁해야 하는 것이 정작 거대자본에 대한 투사 노릇이다. 포탈의 행위에 대해서는 적잖은 거부감과 그들의 못되먹은 행위에 분노를 금할 수 없지만, 노현정의 결혼은 노현정의 결혼일 뿐이다. 거기에 거대자본의 횡포라는 전개는 어떻게 보더라도 그 전사들의 과잉이다.
민주주의의 토대 위에 세워졌다는 인터넷을 이용하는 대중들이 상업주의나 신자유주의에 대해 이렇다할 성찰이 없는 상태에서는 이런 엉뚱한 투쟁이 성행할 수 밖에 없다. 그것도 대중이라는 막강 파워를 등에 업었다고 생각하는 소외에 대한 위로의 상태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자신들이 엮여 있는 사회가 이익만을 위해 언제든지 묶였다가 수틀리면 언제든지 끊을 수 있는 게젤샤프트적이라는 점을 기만하고 연속하면서 성찰의 기회는 사라진다. 그것을 인정하는 순간, 게마인샤프트로 돌아선다. 그것을 인정 못하게 하는 것들은 많다, 이를테면 가부장적 전통, 수구보수주의, 신자유주의 등등... 한동안 기만의 연속은 진행될 듯 싶다. 노현정 아나운서가 결혼한다는데 축하는 못해주고 너무 정치적이었나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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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빌리 2006/08/30 09:00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1번 사진 아주 좋아...^^
Jack 2006/08/30 15:03 편집/삭제 댓글 주소
굉장히 민망한 사진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