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오후 3시 제주도 중문단지에서 컵라면 하나 먹겠다고 편의점을 찾아 다녔다. 연리지 식물원 건너편 패미리마트에는 뜨거운 물이 다 떨어 졌단다. 직원은 성가신 표정도 아쉬움도 없었다. 중문단지에 분식집이 있던가? 어제 말아 마신 술이 여전히 뱃속에서 파도타기를 한다. 잔득 구겨진 속이 미쳐 풀리기도 전에 단출한 산행을 한 후 였다. 컵라면은 있는데 물이 없다. 오전 산행으로 인해 와이프가 들으면 입이 삐쭉 나올 '괜찮음' 을 발견했다. '등산 이거, 괜찮네' 화요일 오전 제주도 한라산행은 차마 누리지 못할 만큼 상쾌한 뻐근함이라고나 할까. 잦은 제주도 방문에도 불구하고 한라산 정상을 먼발치에서 본 적이 없었다. 제주도 택시아방도 겨울에 저렇게 한라산을 또렷히 볼 수 있는 것은 행운이라고 했다.
주상절리 근처에서 떠날 시간을 가늠하고 있는데 방파제 위에서 해녀어멍 몇이 통곡을 하고 있었다. 어멍 한분이 이미 숨이 끊어진 듯 축 늘어져 있었다. 심장마비였다. 구급대가 도착했지만 심장마사지 몇번 하더니 얼굴에 담요를 덮어 급히 실어 갔다. 해녀어멍이 누워있던 자리에 물기가 축축하다. 12월9일 화요일 오후 3시, 제주도는 봄날처럼 더웠고 세상의 모든 물기는 전속력으로 말라가고 있었다. 내 손엔 여전히 컵라면이 들려 있었고 급히 베낭 안에 쑤셔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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