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타인의 취향이지만, 미술관 앞에서 디카질하고 그 유명한 전시회 갔다 왔다며 싸이에 사진을 등록하고 퍼가기를 기다리는 낚시꾼들조차 미술관의 미술에 대해 사뭇 진지하게 얘기할 줄 안다. 사실 미술관에 걸려 있는 모든 작품에 진지한 예의를 차릴 필요는 없다. 게다가 모든 작품에 무슨 거대한 철학이나 작가의 실존적 무게가 세심하게 들어 있는 것도 아니다. 솔직히 유명하기만 했지 잭슨폴락의 행위 페인팅이나 칸딘스키의 구도을 이해하는 부류가 많은 것도 아니다.

타인의 취향이지만, 목적은 간결하다. 레벨 있는 소비생활의 자랑이 우리 나라 미술관과 미술관에 걸린 고가의 작품들의 목적이다.(이것은 전부는 아니겠다. 연애의 목적도 있고..) 물론, 이러한 목적은 작가나 작품이 만든 건 아니다. 왈가왈부할 건 아니지만 타인의 취향으로 방치된 대중들의 태도로 만들어진 우리만의 현상이다. 다른 OECD 국가도 그런가? 글세다.

어쨌든 이러한 타인의 취향에 하나를 더 추가해야만 할 것 같다. 예술도 돈으로 계산된 셈법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위해 이 작품이 조성할 수 있는 비자금의 규모가 바로 그것이다. 작품을 보고 형식적 유희에 만족하고 끝낼 수 밖에 없는 팝아트라는 예술사조가 있다. 이것도 타인의 취향인지라 누구는 앤디 워홀을 보며 눈물까지 흘린다고 하고 낸시 랭을 추종하며 그녀의 가슴과 엉덩이를 복제한다니 역시 취향은 취향이다.

우리나라는 예술이나 정치나 가리지 않고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다양한 취향에 봉사하는 사회다. 리히텐슈타인, 행복한 눈물이 삼성가에 들어 갔다가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오래 걸어 두고 한사람의 취향에 봉사하기에는 좀 지루한 그림 같은데 무려 90억인가? 일찍히 프랑스에 있는 스키장 슬로프를 통채로 임대해서 스키를 타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인줄은 알고 있었지만, 취향 한번 거대하다. 이쯤되면 짐짓 진지한 척하는 자세는 봐줄만하다. 어쨌든 타인의 취향이다. 하지만, 이런 타인의 취향도 방치해야 하나?

2007/12/07 18:10 2007/12/07 18:10
DrunkenSTAR 가 씀 jackrhee@gmail.com.

Trackback URL : http://drunkenstar.x-y.net/tt/trackback/547

  1. 행방이 묘연했던 리히텐슈타인의 행복의 눈물을 찾았다!

    Tracked from nooegoch 2008/08/19 20:40 Löschung

    Happy Tears, Noochtenstein, Nooe Museum of Art Nooum, 2008. ※ Nooum Museum 누움미술관의 전시작은 마음껏 퍼가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의견을 작성해 주세요.

  1. Comment RSS : http://drunkenstar.x-y.net/tt/rss/comment/547
  2. 박노아 2008/03/04 14:41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안녕하세요, 박노아입니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시원한 글, 잘 감상하였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혁명'이란 단어도 들어봅니다.
    눈을 감고는 '아...과거의 영화도 역시 아름다운 것이다' 중얼거립니다.

    이번주 조그만 저의 첫 사진집이 한국에서 나온답니다.
    제목은 에코체임버이구요.
    졸지에 책 선전한 셈이 되었네요.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받아주세요.

    밤이 다시 찾아왔고, 뉴욕에는 새로운 태양이 숨어있습니다.

    • DrunkenSTAR 2008/03/04 16:24  편집/삭제  댓글 주소

      책으로 나온다니 너무 반갑습니다..
      사진과 더불어 '무공의 자리' 를 스치는 짤막한 글에
      먹먹할 때가 있어요.
      그래서 가끔 헛갈리죠, 사진보다 언어, 언어보다 사진으로 말이죠.

      에코체임버.. 널리 '공명'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래도 될만한 사진과 언어들이거든요..

« Prev : 1 : ... 88 : 89 : 90 : 91 : 92 : 93 : 94 : 95 : 96 : ... 472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