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울 것이다, 달 아래건 별 아래건 훌쩍 떠나 홀연히 만나던 무인 간이역이. 나는 간이역에서 깨기 싫은 눈을 억지로 뜨며 이 기차를 탈까, 다음 기차를 탈까 고민하는 방랑자와 같았다. 기차가 가는 방향 따위에는 관심도 없이 빛 속으로 돌진하며 작렬하는 파열음을 비스듬이 바라보고 있었다. 삶을 구겨 넣은 기차가 어느 간이역에서 풀어 내는 사연 모를 사연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요약할 수 있는 실존적 분위기란 없다는 것을 알아 버리기에 나는 지나치게 관조적이며 엄숙하다. 애써 눈물이 나지만, 눈물이라고 다 같은 눈물이 아니기에 금새 식어 버린다.
미안하지만, 내 가슴은 오로지 내 가슴만으로 이루어져 있질 않아서 한번도 간절한적 없던 피가 흐른다. 아직 나는 어느 고장에 가서도 그 고장이 끊임 없이 생산하는 진실에 한번도 진지하게 다가가 본 적이 없었다. 나는 겉멋과 패션만으로 히히덕 거리며 자신을 돌아 봤을 뿐이다. 나에 대한 관심이 오직 그러함에서 비롯되었으니 무엇이든 하고 나서 후회한다. 한번도 삶을 구기고 더 이상 너덜너덜해지지 못해 풀어 내었던 적 없던 반성은 해서 무엇하나. 간이역이건 제주도건 사구, 석호건 나는 그저 그립기만 할 뿐이다. 내 눈물엔 냄새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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