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이 일어나고 폭력의 주체를 감금하고 나면 세상은 망각하기 시작한다. 일시적이던, 영원하던 다시는 폭력이 일어 나지 않을 것만 같은 안도가 감금에서 나오는 이유는 감금을 행위하는 권력의 존재가 공공 안녕과 정의 때문이라 믿기 때문이다. 적어도 폭력이라는 이름으로 일어난 사건보다는 그렇다고 믿는다. 세상의 망각이란 개개인의 망각이 합해져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특히, 폭력으로 부터 도피하는 세상의 망각은 사회적 권력에서 나온다. 폭력을 감금한 공권력 뿐만 아니라, 폭력이라는 언어를 희석시키는 언론까지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망각의 이유를 만들어 낸다. 이러한 이유가 종종 슬픔을 치유하기도 한다. 하지만, 광기가 감금되지 않는 이상 언제든 폭력은 일어나기 마련이고 광기는 망각으로 치유되지 않는다. 또한 폭력을 감금하고 광기를 생산하는 주체가 동일할 경우, 즉 사회적 광기에 대한 책임 또한 권력이나 언론에 있을 때 사회는 절대 폭력으로 부터 안도할 수 없다. 권력과 언론이 이러한 책임에서 손쉽게 벗어 날 수 있는 이유는 망각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잠재적 폭력이기 때문이다. 불행이 잠재적 폭력은 국지적이지 않다. 전체적이며, 사회는 발가벗게 노출되어 있고, 모두를 천천히 중독시킨다. 따라서 누구라도 조건만 맞는다면 능력 이상의 폭력을 행사할 수 있다. 무턱대고 안도할 수 없는 일이다. 언론을 그대로 읽고 권력에 자발적으로 복종할 경우, 중독은 한꺼번에 폭발력을 가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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