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나 변협은 입이 두개라서 할말이 많은 것인가? 공판중심주의에 대한 대법원장의 표현은 진부한 발상의 전환이다. 진부한과 전환이라는 이항대립적인 단어가 공존하는 문장이 성립하는 이유는 그래도 이용훈 대법원장이 표현을,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비하발언' 이라며 핏대를 올리는 검찰이나 변협을 위시한 변호사 집단은 여전히 역사 의식이나 자기 반성이 부족한 사회적 엘리트 의식의 표상일 뿐이다.

검찰은 헌법이 보장하는 유일한 기소독점 집단이다. 검찰이 판단하여 기소를 하지 않는 이상 죄의 유무를 따질 수 있는 절차를 가질 수 없으며, 인간의 신체 자유를 합법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집단에 대해서 이견은 있을 수 없다. 이러한 집단적 권리를 역사 의식에 비추어 보면 권력과 이합집산하고 기득권을 노리는 판단과 형평성에 어긋나는 이기주의를 통해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만든 역사적 집단이란 타이틀에도 이견이 없다.

공판을 통해 죄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밀실에서 수많은 공작을 해왔던 검찰의 수사 기법에 얼마나 많은 선량한 사람들이 다치고 목숨을 잃었던가? 대법원장이 수사 기록을 내던지라는 앞뒤 뺀 언론의 보도자료 텍스트에 발끈하는 사태는 유치하다 못해 가증스럽다. 그들이 인간 인권은 고사하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저지른 역사적 오류에 대해서 화장실 안에서 조차 리딩을 했던 사람들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현재 재심리중인 인혁당 사건 하나만 가지고도 이따위 자세를 보일 수 없는 인간들의 집단이다.

공판중심주의를 하자니 인신구속과 기소독점권에 대한 불안감이 더해졌을 것이다. 인간에 대한 심심한 성찰을 해볼 겨를이 없는 사람들이 역사를 그르치고 거스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일종의 편집증적인 자존심에 선량한 민중들이 다치고 해쳐진다. 그래서 법원에 거는 기대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검찰이나 법원이나 같은 맥락에 있는 이익 집단(이익집단이다.!)이라는 점을 모르지 않았으나 다만, 그 고리에 대해서 모두가 이미 파악한 모순을 표현한 대법원장의 발상에 점수를 주고 싶다는 것이다.

공판중심주의에 대해서 검찰이 법원의 엘리트 의식이라고 비판했다고 하는데 가당치도 않다. 민주주의는 독점이라는 텍스트 자체가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 기소독점과 같은 헌법적 권리는 민주주의의 절차적 권리이지, 민주주의의 이상적 권리는 아니다. 민주주의적 권리 행사는 인문적 가치관에서 비롯된 행사이어야 한다. 절차적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이미 해결되었고, 액션만 남아 있다는 판단이야 말로 절대 민주주의적이지 않은 발상이다. 공판중심주의도 마찬가지다. 공판이란 것은 재판의 과정에 시민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하는 권리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법원이 검찰에서 제출한 수사 기록을 검토하고 공개적으로 재판하는 과정에 시민적 참여가 없으면서 공판중심주의를 내세우는 것은 가당치도 않은 검찰이 간단히 엘리트 주의로 비판해도 응당 논리가 서게 된다.

대법원장의 발상과 표현은 인권에 대한 작은 표상이라고 생각한다. 공판에 대한 자주적 생각이 아닌 자주적 표현에 있어서, 그것이 법원의 사법적 우선순위를 위한 정치 행동이라 할지라도, 검찰과 변호사가 마구 허물어 트린 인권에 대해서 법원이 제길, 한번쯤은 공판중심주의 때문에 생각해볼 수도 있다는 점을 상기 시키는 것이다.  아주 작은, 그리고 변화할 수 있는 의지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검찰과 변협의 유감은 민중의 유감과 맞짱을 뜨겠다는 자세이다. 그들은 그럴 수 없다. 더불어 대법원장의 사과는 민중의 유감이다. 더 표현하고 더 발상하지 못하면서 민주주의를 기대할 수는 없다. 이를 계기로 역사적 오류 투성인 대표적 집단들이 더더욱 조화롭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2006/09/27 03:53 2006/09/27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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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玄雨 2006/09/27 04:28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동의합니다. 그동안 해도 너무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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