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봉씨, 영화 맨발의 기봉이의 실제 인물. 그를 도와주라고 대중이 난리다. 인간이 불쌍한 사람을 불쌍하다고 도와주는 것에 잘못이 있겠냐만, 동정으로 쏟아 내는 난리법석은 그야말로 부산스러운데다가 동정이 열병처럼 번지는 이유가 대중의 善 과는 관계가 없기에 불편하다. 대중의 관심이란 것은 대체로 상황에 맞게 열정을 뿜고 거두는데 용이할 때 일어나고, 대중의 선은 관심의 소실점에서 일어나게 마련이지만, 대게의 경우 남에게 열정을 전가시킬 수 있는 사안일 수록 빛을 발한다. 엄기봉씨를 도우라고 제작사와 신현준씨한테 떼를 쓰는 대중은 열정을 전가시키고 쉽게 빠질 수 있는 사안인데다가 인간적으로 기봉씨를 위해 음으로 양으로 동정을 펼쳤다는 자기안심까지 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사안이 있을 수 없겠다.
KTX 여승무원들이 오늘부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그들은 왜 이렇게 오랫동안 농성을 해야만 하는가? 포탈을 서성이는 네티즌만큼 많은, 서울역을 오가는 대중들은 그들의 얘기를 경청한 적이 있었는가? 사람들이 무리이룬 대중이라면, 그리고 그안에 선이란 것이 있다면 그렇게 오랫동안 많은 것을 포기한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야 할 책임이 있다. 열정이 책임이 되고 그때가 되면 용이하지 않아 걸음을 재촉한 자들이 행여 기봉이를 도우라며 떼쓰고 인간적인 자기위로를 가지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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