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구상

2005/02/04 22:15 / 생활
프로젝트를 들어 갈 때마다 "저번 프로젝트에서는 이렇게 안했는데요" 라고 말하는 팀원이 있기 마련이다. 저번 프로젝트에서 수행했던 어떤 것이 합리적이 아닌 논리적으로 성립 되지 못한다면, 프로젝트는 Unique 하다는 간단한 진리로 팀원에게는 건의요, 나에게는 불평으로 들리는 의견은 묵살 된다. 하지만, 나는 곧잘 반대의 경우로 가정의 오류를 발생시킨다.
프로젝트는 Unique 하기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 프로젝트 처럼 초기에 바쁘지 않을 수도 있다, 라는 가정의 심각한 오류는 스스로 작성한 빽빽한 일정을 보는 와중에도 능구렁이처럼 솟아 오른다.
게다가 비전 설계의 일환으로 회사의 다른 부서까지 맡아서 일처리를 하다 보니 여간 정신이 없고 바쁘지 않을 수가 없는 데다가, 설이 끝나고 바로 있을 전사적 워크샵에서 새로운 부서에 대한 운영계획과 비전에 대한 발표자료요청이 있은지, 한 일주일... 이것 저것 극적 타결을 보고 나니 청와대가 훤히 보이는 건물 꼭대기 팬트 하우스격 프로젝트 룸에 혼자 남아 있게 되었다.
이제 불을 끄고 퇴근을 할 작정이다. 근처 회사에서 친구가 제안서 리뷰를 하고 있는데, 지금 전화해서 끝났으면... 간단히 새삼스럽지도 않은 소주나 한잔하고 훌쩍 가야 겠다.
내일은 일찍 서둘러 대만행 비행기를 타야 한다. 난데없이 대만으로 여행을 가게 되었지만, 그동안 전략적으로 생각했었던 구상을 정리하고 올 생각이다. 거창한 듯한 액면에, 일이나 나의 어떤 과거에 대해서 포괄적인 구상은 목로의 술집에서 친구가 화장실에 간 사이에 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은 이면을 비롯하여, 2005년이 시작되기 직전에 2005년 1월을 2004년 1월로 때때로 잘못 표기할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 그야말로 기우가 되어버린 벌새의 날개짓 같은 작금의 바쁨에 있어서 대만처럼 무미 건조한 여행지가 최적의 탬포 조절용이라는데 나와 내 영혼은 적절히 동의하기 때문에 떠날 수 있다.
하지만, 나의 노파심은 쉬지 않는다. 이를테면, 나는 여행을 잘 하지 못한다는 본능이 있다고 어렴풋이 가정하기 때문이다. 이것도 에러일까?
2005/02/04 22:15 2005/02/04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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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나이스빌리 2005/02/06 00:47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소주 대신 마신 따뜻한 정종... --> 좋았죠...ㅋㅋ
    여행가서 구상을 정리한다니.... 이건 아니죠... 여행은 그냥 여행일 뿐...!!
    잘 다녀 와요~

  3. Jack 2005/02/10 16:30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맞아, 구상은 별로 못했다. 다리가 아프면 그런게 잘 안돼...
    하지만, 어떤건 확실해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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