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에 만나는 낯선 고요함에 끌려 당신은 안개 속으로 차를 몰고 들어간다. 마치 밤의 동물원 같아, 하고 당신의 옆자리에 앉은 여자가 말할지도 모른다. 잘 사육되어져 기생충 따위에는 감염되지 않은 동물들의 잠이 그대로 느껴진다. 그들의 잠은 꿈이 없다.
[배수아, '심야통신' 중, 건전한 부르주아의 도시]
그 사람의 차가 나를 발견하지 못하고 나를 스쳐 지나갔다. 그 사람은 영원히 나를 발견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어디에 있든, 내가 실종되어 썩어 없어져도, 세번째 차에 탔던 남자에게 납치되어 강간당하고 버려져도, 빈방에서 굶어죽어도 그 사람은 나를 발견하지 않은 채 그냥 스쳐 지나가면서 아마 내가 결혼했나 보다, 하고 생각할 것이다. 그 사람의 인생에는 그런 것이 어울린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버려지고 살해당하는 게 어울린다.
[배수아, '심야통신' 중, 1999년 네델란드 모텔을 떠나며]
새벽 3시, 고양이가 지나가던 복도 끝에 익숙한 실루엣이 가볍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성큼 놀라서 쪼그리고 앉아 담배를 피웠다. 다시 잠을 자려고 공벌레처럼 누웠더니 그 실루엣은 이만치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하지 못하고 서글프게 울면서 이름을 불렀다. 나는 손짓 한번 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그대로 실종되었다.
그렇게 새벽 4시 30분, 더 이상 밤에 잠들 수 없었다.
[배수아, '심야통신' 중, 건전한 부르주아의 도시]
그 사람의 차가 나를 발견하지 못하고 나를 스쳐 지나갔다. 그 사람은 영원히 나를 발견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어디에 있든, 내가 실종되어 썩어 없어져도, 세번째 차에 탔던 남자에게 납치되어 강간당하고 버려져도, 빈방에서 굶어죽어도 그 사람은 나를 발견하지 않은 채 그냥 스쳐 지나가면서 아마 내가 결혼했나 보다, 하고 생각할 것이다. 그 사람의 인생에는 그런 것이 어울린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버려지고 살해당하는 게 어울린다.
[배수아, '심야통신' 중, 1999년 네델란드 모텔을 떠나며]
새벽 3시, 고양이가 지나가던 복도 끝에 익숙한 실루엣이 가볍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성큼 놀라서 쪼그리고 앉아 담배를 피웠다. 다시 잠을 자려고 공벌레처럼 누웠더니 그 실루엣은 이만치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하지 못하고 서글프게 울면서 이름을 불렀다. 나는 손짓 한번 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그대로 실종되었다.
그렇게 새벽 4시 30분, 더 이상 밤에 잠들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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